첫 직장의 기억 중 가장 큰 배움은 '넘어질 기회'였습니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자원봉사센터에 인턴으로 입사했습니다. 반짝이는 눈만 있었을 뿐 경험도 노하우도 없던 시절, 생각나는대로 작성한 프로그램 계획서를 가져가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그래, 해봐”하던 팀장님과 부장님, 센터장님이 계셨습니다.
그 서투른 계획서에는 어색한 부분도 채워야 할 부분도 훤히 보였겠지요. 익숙하고 쉬운 방법을 알려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넘어질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어려운 방법을 택해 고생도 하고, 계획한 일을 실행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마음을 다치기도 하면서요. 그럼에도 넘어짐을 기회라고 기억하는 것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믿을 수 있는 환경이 있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봅니다.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다는건 모든 어려움을 대신 해결해주는 일만은 아닌 것 같다고요. 때로는 서툰 시도를 지켜보고, 실수에서 배울 시간을 주고,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일이기도 하다고요.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요.
감히 이야기 해봅니다. 리더십은 반드시 앞에 서서 누군가를 이끄는 사람만의 몫은 아닐겁니다. 가능성을 믿고 기회를 내어주는 일, 서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 역시 우리가 함께 만드는 리더십일테니까요.
✍🏻 진